성경강해

빌레몬서 – 큰 그림보기(1/9)

들어가기

빌레몬서를 본문으로 하여 얻을 만한 특별한 무엇이 있을까? 빌레몬서는 길이로 보아도 바울의 서신들 중 가장 짧다. 그 내용을 보아도 극히 개인적인 문제를 담고 있는 사신(私信)이다. 빌레몬서는 바울과 빌레몬, 그리고 오네시모 세 사람 사이에 얽힌 사연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사도 바울은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고, 빌레몬은 편지를 받는 사람이다. 그리고 오네시모는 사도의 편지를 빌레몬에게 가지고 가는 사람이다. 물론 실제 편지를 소지한 사람은 오네시모와 동행하고 있는 두기고 이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어쨌든 오네시모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인 것은 사실이다. 이 편지는 바울이 오네시모를 위하여 여러 가지 방식으로 빌레몬에게 내놓는 간청이 핵심 내용이다. 다시 말하면, 오네시모가 사도 바울이 빌레몬에게 간곡한 내용의 편지를 쓰게 한 장본인이다. 오네시모가 이 모든 일의 발단인 셈이다. 그러므로 이 편지에서 오가는 내용의 사실상 주인공은 오네시모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편지의 내용과 또 이리저리 얽힌 사연들을 통하여 본문이 드러내고자 하는 메시지는 오네시모 한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지 않다. 편지의 내용을 세밀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 세 사람 사이에 얽힌 사연의 개략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사도 바울은 로마의 감옥에서 오네시모를 만났다. 오네시모는 빌레몬 소유의 노예였으나 주인의 재산을 훔쳐서 도주한 범행자이었다. 그러나 사도는 이 도주한 노예 오네시모에게 감옥에서 복음을 전하여 그로 거듭나게 하였다. 그래서 그는 오네시모를 두고 “갇힌 중에서 낳은 아들”이라고 말한다(10절). 그리스도 예수의 복음으로 변화된 오네시모는 이제는 바울에게 사랑스러운 사람일 뿐 아니라, 필요한 사람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었다(11-13절). 그러나 그는 탈주한 노예였으므로 일단 그의 주인에게로 돌려보내져야 하고, 바울도 그것을 원했다(14절). 문제는 그 당시 사회의 규율이었다. 노예는 주인의 소유였고, 도주한 노예는 주인의 뜻에 따라 사형을 당하도록 되어있었던 것이다.

빌레몬이 이 노예 오네시모의 주인이었다. 바울과 빌레몬 사이에 맺어진 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사연은 잘 알 수 없다. 그러나 빌레몬이 개종을 하고 구원을 얻는 일에 바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빌레몬은 골로새 교회의 교인일 뿐만 아니라, 그의 집을 교회로 사용하도록 내놓을 만큼 골로새 교회의 중추적인 인물이었다. 바울은 골로새 교회를 세우지도 않았고 방문한 적도 없다. 그런데 바울은 빌레몬에게 그가 자기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어떻게 그렇게 말할만한 관계가 형성된 것인가? 이렇게 유추 해 볼 수 있다. 바울은 에베소에서 교회를 개척하여 삼년을 목회하였다. 이 때 에베소에서 160여 킬로 떨어진 골로새 지역에서 온 에비브라가 바울을 도와 동역하였다. 후에 에바브라가 골로새로 돌아가 골로새 교회를 세웠고 빌레몬은 이때 예수를 영접하고 구원을 받았다. 그 은혜로 자기의 집에서 교회가 모이도록 하는 헌신적인 신자요 교회의 지도자가 되었다. 물론 에바브라는 선생 바울에게서 배운 말씀을 근거로 가르쳤을 것이고, 선생 바울을 수없이 언급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빌레몬은 직접적으로는 에바브로를 통하여 주님을 영접하였지만, 사실은 바울이 빌레몬이 구원의 은혜를 누리고 교회를 힘써 섬기는 자리에 이른 잊을 수 없는 지도자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아마도 바울은 이러한 배경을 근거로 빌레몬을 향하여 바울 자신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말하였을 것이다(19절). 결국, 바울은 오네시모를 주인인 빌레몬에게 돌려보내되, 빌레몬에게 오네시모를 도주한 노예로서가 아니라,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사랑받을 형제로 받아주고, 그리하여 오네시모로 하여금 계속 자신을 도와서 복음 사역을 하도록 허락해줄 것을 간청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리하여 이 간곡한 부탁을 편지로 써서 오네시모를 두기고와 함께(골4:7,9) 빌레몬에게로 보내기로 한 것이다. 이것이 세 사람 사이에 얽힌 사연이고, 빌레몬서는 위와 같은 목적에서 바울이 빌레몬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 정창균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설교자하우스 대표)

정창균
Latest posts by 정창균 (see all)

그래도 의인은 제 길을 간다

세상이 이런데 언제까지 이러실 거냐고 따져 묻는 하박국에게 결국 하나님은 이렇게 되물으신 셈이었다. 세상이 이런데 너는 어떤 길을 갈 거냐고. 악인들로 세상이 뒤집어지고 있을 때 너는 어떤 길을 갈 거냐고. 그리고 하나님이 스스로 주신 답은 그것이었다. “의인은 그래도 제 길을 간다!” 세상이 어떻게 뒤집어져도, 신자는 여전히 제 길을 간다!

빌레몬서 본문묵상과 탐구(9/9)

바울이 받아들이고 있는 오네시모와 실제 그가 처하여 있는 법률적 사회적 상황에서 오네시모 사이에는 극심한 모순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는 범죄하고 도주한 노예이지, 영원히 함께 할 사랑하는 형제는 아니다. 이것은 어떤 점에서 바울의 오네시모와 빌레몬의 오네시모 사이의 차이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도 바울은 오네시모를 그가 처해있는 사회적 상황과는 전혀 다른 입장에서 받아들이는 근거가 무엇인가?

빌레몬서 본문묵상과 탐구(8/9)

8절에 이르면서 사도는 본격적으로 빌레몬을 향한 용건을 밝히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것은 이 편지의 남은 부분 거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 8절을 “그러므로”로 시작하는 것으로 보아 앞에서 빌레몬에 대한 소문을 근거로 그를 칭찬했던 것도 사실은 이 용건을 효과적으로 성취하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것은 오네시모를 위한 부탁이었다.

빌레몬서 본문묵상과 탐구(7/9)

오네시모를 통해서도 빌레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빌레몬에 대한 소문을 들은 사도는 그에게 편지를 쓰는 용건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하는 첫 마디에 감격에 차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기도할 때마다 너를 기억하고, 언제나 나의 하나님께 감사한다!”(4절). 사도에게 있어서 빌레몬은 기도할 때마다 그를 위하여 하나님께 간구하고 싶어지고, 그가 생각날 때마다 하나님께 감사가 터져 나오는 신자라는 것이다.

© Copyright - snthouse 성도와 신학 아카데미